나이젤 파라지, 암호화폐 거액 기부 조사… 英 정치권 ‘디지털 자산 영향’ 논란

영국의 정치권이 암호화폐 업계 거물들의 거액 기부금으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다. 니겔 파라지(Nigel Farage)가 이끄는 개혁당(Reform UK)은 지난 2분기 동안 크리스토퍼 하본(Christopher Harborne)과 조지 커트렐(George Cottrell)이라는 두 인물로부터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기부금과 선물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조사를 받고 있다. 이 중 크리스토퍼 하본은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의 공동 창립자 중 한 명으로, 개혁당에 전체 기부금의 75%를 기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파라지는 이러한 암호화폐 관련 기부금 스캔들에 휘말리면서 지난 7월 영국 의원직에서 사임했다. 그의 사임은 논란 속에 치러진 보궐선거를 촉발했으며, 파라지는 해당 선거에서 63%의 압도적인 득표율로 당선되며 정치적 영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성공 이면에는 암호화폐 업계와의 복잡한 연결고리가 자리하고 있어, 영국 정치권 내에서 디지털 자산의 영향력에 대한 논쟁을 심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암호화폐 관련 기부금의 흐름은 많은 국회의원들로 하여금 영국 정치에 대한 디지털 자산의 영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지난 7월, 노동당 의원들은 파라지가 하본과 커트렐로부터 받은 ‘선물’이라고 칭한 자금에 대응하여, 3월에 부과된 암호화폐 기부금 금지 조치를 영구적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암호화폐 자금이 정치에 미치는 잠재적 영향력에 대한 우려가 얼마나 큰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개혁당은 2026년 1분기에도 델로(Delo)라는 인물로부터 530만 달러의 기부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델로는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멕스(BitMEX)와 연관된 인물 세 명 중 한 명으로, 미국에서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 위반과 관련된 연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델로는 2022년에 1,000만 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합의했지만, 징역형은 면했다. 그는 동료인 아서 헤이스(Arthur Hayes), 새뮤얼 리드(Samuel Reed)와 함께 2025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받았다.
이처럼 비트멕스 공동 창립자들과 연루된 인물들의 대규모 기부는 암호화폐 업계가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특히 델로의 경우, 과거 법적 문제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금액을 정치 자금으로 기부했다는 점에서 그의 의도와 배경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정치 자금 후원을 넘어, 암호화폐 산업이 규제 환경에 영향을 미치거나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책을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번 사건은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과 함께 금융 시장의 규제와 정치적 영향력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재조명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 속에서, 이러한 대규모 정치 기부는 향후 관련 정책 결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영국 정부는 암호화폐의 투명성과 합법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이러한 정치 자금의 흐름에 대한 감독을 더욱 철저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호화폐 자산의 가치가 상승하면서, 이를 둘러싼 규제 환경과 정치적 개입에 대한 논의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편,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암호화폐 시장은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BTC)의 경우 2030년까지 100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지만, 비트멕스의 공동 창립자인 아서 헤이스는 이더리움(ETH) 매수에 집중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과 함께, 투자자들의 다양한 전략과 시장 참여자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단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