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비트코인 1540개 추가…IMF “정부 지출 아닌 기부금”

국제통화기금(IMF)이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가 정부의 새로운 지출이 아닌 민간 기부금에서 비롯되었다고 지적했다. 이는 엘살바도르 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해 온 '매일 1비트코인 매수' 정책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국가 재정 운용의 투명성 문제를 다시 한번 부각시켰다.
IMF는 최근 엘살바도르 대출 프로그램 검토 보고서에서, 해당 국가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검토 이후 축적된 비트코인은 민간 기부로 이루어졌으며 공공 자원은 사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IMF는 향후에도 문서화된 기부 외의 추가적인 비트코인 축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전 검토에서도 나타났던 현상으로, 당시에도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는 새로운 매입이 아닌 정부 통제 지갑 간의 이동이나 칠보(Chivo) 지갑에 예치된 비트코인 기반 예금의 변동으로 설명된 바 있다.
보고서는 더 나아가 엘살바도르 정부가 칠보 전자지갑의 지분을 '상당 부분 정리'했음을 언급했다. IMF는 “대다수 소유권과 운영 통제권이 민간 운영자에게 이관되었으며, 정부는 소수 지분과 고객 자산의 수탁 책임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칠보 지갑은 엘살바도르 정부가 국민들의 비트코인 사용을 촉진하기 위해 도입한 디지털 결제 서비스로, 그간 비트코인 채택의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보고서에서 칠보 지갑의 운영 주체가 사실상 민간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부 주도의 비트코인 정책 추진 동력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지난 6월 말 기준 약 6,224 BTC에서 최근 7,764 BTC 이상으로 증가하며 약 1,540 BTC가 늘어났다. IMF의 이번 평가가 이 증가분에 적용될 경우, 상당 부분은 국민 세금이 아닌 민간 기부금으로 충당된 셈이다. 하지만 엘살바도르 정부는 여전히 적극적인 비트코인 매수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지난 8월 28일, 국가 비트코인 사무소는 “추가 비트코인을 매입했다”고 발표하며 “매일 1비트코인”이라는 기존의 메시지를 반복했다.
나이브 부켈레 대통령은 강력한 비트코인 지지 입장을 고수하며,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교육 프로그램을 확장하고 장기적인 경제 전략의 일부로 비트코인을 제시하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작년에는 비트코인 재무 구조를 개편하여 단일 재사용 지갑에서 벗어나 여러 주소로 보유량을 분산시켰다. 당시 관계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디지털 자산 보안 모범 사례를 따르고 양자 컴퓨팅 위협에 대한 잠재적 장기 노출을 줄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주소들은 공개되어 있으며, 관찰자들이 비트코인 보유량을 추적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IMF의 이러한 평가는 엘살바도르의 증가하는 비트코인 보유량 규모와 정부의 지속적인 친(親) 비트코인 메시지와는 다소 상반되는 지점이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2021년 9월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채택한 이후, 국가 재정에 비트코인을 편입하며 국제 금융 사회의 주목을 받아왔다. 당시 정부는 비트코인 매입에 따른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발행한 비트코인 채권(Bitcoin Bond) 등 다양한 금융 상품을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이러한 채권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이 비트코인 보유량 증가로 직접 이어졌는지 명확하게 파악하기 어렵다.
국가 재정 건전성 및 투명성 측면에서 IMF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법정 통화로 비트코인을 채택한 국가로서, 엘살바도르는 비트코인 보유량의 출처와 운용 방식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다. 특히, 공공 재정이 투입된 것인지, 아니면 민간의 자발적 기부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구분은 납세자들의 신뢰 확보와 국제 사회의 평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IMF는 향후 엘살바도르와의 대화에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명확한 설명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엘살바도르 정부가 IMF의 지적에 어떻게 대응하고, 비트코인 정책을 앞으로 어떻게 조정해 나갈지가 주목되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