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모니, 자체 블록체인 종료 선언… 이더리움 전환 추진

블록체인 플랫폼 하모니(Harmony)가 자체 레이어 1 블록체인을 종료하고 네이티브 토큰인 ONE을 이더리움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는 약 4주 전 발생한 해킹 공격으로 인한 혼란 속에서 나온 결정으로, 독립적인 블록체인으로서의 운영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전환점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하모니 측은 공식 제안을 통해 네트워크의 최종 스냅샷을 촬영하고, 이더리움 상에 ERC-20 형식의 ONE 토큰을 발행하여 기존 주소로 에어드랍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또한, 거래소 상장 정보도 이관하며, 검증인(Validator)들에게는 노드 종료, 거버넌스 참여 지속, 또는 새로운 AI-비디오 이니셔티브 합류 등의 선택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제안은 최종적인 결정이 아닌 '구속력 없는(non-binding)' 제안이라고 하모니는 설명했다. 최종 블록 생성 시점이나 네트워크 거버넌스 절차를 통해 해당 안건이 승인될지 여부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하모니의 현 거버넌스 규칙에 따르면, 선출된 검증인은 제안을 생성할 수 있으며, 비선출 검증인은 총 스테이킹 물량에 비례하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있다. 제안 통과를 위해서는 7일간의 소개 기간과 14일간의 투표 기간을 거쳐 총 스테이킹 물량의 51% 이상이 참여하고, 66.7%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제안 내용에 따르면, 네트워크의 최종 블록 시점의 모든 ONE 잔액은 그대로 기록되며, 새롭게 발행되는 ERC-20 ONE 토큰은 동일한 주소로 이더리움에 에어드랍될 예정이다. 이 스냅샷에는 지갑, 스테이킹 위임, 검증인 보상, 스마트 계약, 중앙화된 거래소 등이 포함된다. 사용자들이 별도의 청구를 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하모니는 멀티시그(multisig) 지갑, 유동성 풀, 온체인 애플리케이션 등은 마이그레이션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에게 오는 9월 10일 이전까지 모든 스마트 계약에서 자산을 출금할 것을 강력히 권고했다. 검증인들은 같은 날부터 노드 운영을 중단할 수 있으며, 137만 2천 달러 규모의 풀이 마련되어 제때 노드 운영을 중단하고 스테이킹 지분을 유지하며 거버넌스 참여에 동의하는 검증인들에게 보상으로 지급될 예정이다.
이번 하모니의 제안은 약 4주 전 발생한 치명적인 해킹 사건 이후 나온 결정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당시 해킹 공격으로 인해 약 109,000개 이상의 거래 기록이 삭제될 수 있는 롤백(rollback) 계획이 수립된 바 있다. 이는 네트워크 복구 노력에서 독립적인 블록체인으로서의 운영 종료로 방향을 전환하는 중대한 사건이었다.
지난 8월 12일, 하모니는 공격자가 약 40억 개의 ONE 토큰을 부정 발행했다는 보도 이후 블록체인 롤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당시 유통량의 약 26%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외부에서는 약 28억 개의 토큰이 거래소로 유입되었다고 주장했지만, 하모니는 당시 해당 수치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 않았다.
이후 8월 17일, 하모니는 블록체인을 8월 11일 이전 시점으로 되돌려 109,126개의 일반 거래와 315개의 스테이킹 거래를 폐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조사팀은 부정 발행된 토큰의 거의 전부를 특정 지갑이나 서비스 경계에서 추적했으며, 거래소, 브릿지,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하여 사안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모니의 이번 결정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침체와 더불어, 해킹 공격으로 인한 보안 취약성 문제가 플랫폼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면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더리움으로의 전환은 기존의 방대한 생태계와 기술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토큰의 유동성과 활용성을 높이고, 개발자들에게 더 넓은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다만, 기존 하모니 생태계에 참여했던 사용자들과 검증인들의 혼란과 반발도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전환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소통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하모니의 레이어 1 블록체인 종료는 단일 블록체인 중심의 운영 모델에서 벗어나, 더 큰 생태계와의 통합을 통해 생존과 성장을 도모하려는 최근 블록체인 업계의 추세를 반영하는 사례로 볼 수 있다. 이는 특정 기술이나 플랫폼에 얽매이기보다, 시장의 변화와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특히 AI-비디오 이니셔티브 합류 옵션은 미래 기술 트렌드에 대한 하모니의 관심을 보여주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