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도시, 비트코인·스테이블코인 수탁 위한 美 은행 인가 추진

잭 도시(Jack Dorsey)가 설립한 핀테크 기업 블록(Block)이 비트코인 및 스테이블코인 수탁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연방 규제 은행 설립을 추진한다. 블록은 23일(현지시간) 미국 통화감독청(OCC)에 '빌더스 은행(Builders Bank & Trust)'이라는 이름의 연방 신탁 은행 설립 인가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신청은 블록의 디지털 자산 사업 확장에 따른 것으로, 빌더스 은행은 연방 정부의 감독 하에 디지털 자산 수탁 및 관련 신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인 상업 은행과 달리 예금 수취나 대출 업무는 수행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는 규제 불확실성이 높은 암호화폐 시장에서 보다 명확하고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마련하려는 블록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블록의 디지털 자산 전략 책임자인 리 울리(Lee Woolley)는 빌더스 은행의 초대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맡을 예정이다. 그는 블록의 기존 디지털 자산 운영 경험과 모회사인 스퀘어(Square)의 금융 서비스 자회사 경험을 바탕으로 빌더스 은행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울리는 “이 제안된 기관은 블록의 디지털 자산 운영과 스퀘어 금융 서비스에서의 경험을 활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암호화폐 및 핀테크 업계에서 연방 신탁 은행 인가를 추진하는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 이미 리플(Ripple)은 유사한 은행 인가에 대한 조건부 승인을 받았으며, 서클(Circle)과 비트고(BitGo)는 최종 승인을 획득했다. 또한, 크라켄(Kraken)의 모회사인 페이워드(Payward)와 암호화폐 인프라 제공업체 제로해시(Zerohash) 등도 유사한 인가 신청을 제출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이는 암호화폐 자산의 제도권 편입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과거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암호화폐 기업들이 정부의 엄격한 감독 하에 신뢰도를 높이고, 기관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통화감독청(OCC)은 연방 신탁 은행 인가를 통해 디지털 자산 수탁 서비스에 대한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공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지원하는 동시에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빌더스 은행이 설립될 경우, 블록의 비트코인 및 스테이블코인 관련 서비스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신뢰도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잭 도시의 블록은 최근 전 직원의 40%를 감축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이러한 경영 환경 속에서 핵심 사업인 결제 및 디지털 자산 부문의 강화 전략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 은행 인가 추진은 블록이 장기적으로 암호화폐 생태계 내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접점을 넓히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블록의 빌더스 은행 설립 추진이 성공할 경우, 이는 단순히 한 기업의 사업 확장을 넘어 암호화폐 산업이 어떻게 규제 당국과의 관계를 설정하고 발전해 나갈지에 대한 중요한 선례가 될 수 있다. 특히, '비수탁(non-custodial)'을 강조하는 탈중앙화 철학과 '신탁 은행'이라는 중앙화된 금융 시스템의 결합은 앞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흥미로운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OCC의 승인 여부와 빌더스 은행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이 공개될 때까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들의 가격 움직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뉴스다. 특히, 비트코인의 제도권 수용이 가속화될수록 장기적인 가격 상승 모멘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