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스닥, 크라켄 모회사에 1000억 투자… 210억 달러 가치 평가

미국 주요 증권거래소 나스닥(Nasdaq)이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모회사인 페이워드(Payward)에 1000만 달러(약 1300억원)를 투자하며, 페이워드의 기업 가치를 210억 달러(약 27조원)로 평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익명의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번 투자는 나스닥의 벤처 캐피털 부문을 통해 이루어졌으며, 올해 3월에 체결된 파트너십을 확장하는 의미를 지닌다.
이번 투자 계약의 핵심은 크라켄이 나스닥의 토큰화된 주식을 자사 플랫폼에서 유통하게 된다는 점이다. 이는 크라켄 사용자들에게 나스닥 상장 주식을 토큰화된 형태로 제공하며, 일반 주식과 동일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한다. 이는 일반적인 토큰화된 주식 상품들이 단순히 가격 변동에 대한 노출만을 제공하는 것과는 차별화된다. 나스닥은 이러한 방식으로 발행사를 중심에 두는 토큰화된 주식 상품을 구축하고 있으며, 규제된 시장과 온체인(on-chain) 생태계 간에 토큰화된 주식을 이동시키기 위한 게이트웨이를 크라켄과 함께 개발해왔다. 크라켄은 이미 기업 간 거래(B2B) 사업 부문인 페이워드 서비스(Payward Services)를 통해 이러한 상품을 제공하고 있다.
전통적인 금융 시장 참여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추세는 올해 들어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나스닥 이전에도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소유한 인터컨티넨탈 익스체인지(ICE)가 지난 3월 OKX에 250억 달러의 기업 가치로 투자하며 이사회 자리를 확보하고, OKX의 1억 2000만 계정에 NYSE 토큰화 주식 시장을 개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또한, 독일의 금융 시장 인프라 제공업체인 도이체 뵈르제(Deutsche Börse)는 지난 4월 페이워드의 지분 1.5%를 2억 달러에 인수했다. 도이체 뵈르제의 인수 가격을 기준으로 페이워드의 기업 가치는 약 133억 달러로 평가되기도 했다.
나스닥은 자체적인 토큰 발행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나스닥은 내년 2분기 중 자체적인 토큰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의 금융 상품을 디지털 자산 형태로 전환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는 나스닥의 의지를 보여준다.
한편, 페이워드의 기업 가치 평가는 투자자별로 다소 변동성이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페이워드는 지난해 11월 8억 달러를 조달하며 2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고, 지난 4월에는 파생상품 거래소 비트호미널(Bitnomial) 인수 당시에도 동일한 가치를 적용했다. 도이체 뵈르제의 투자 당시 산정된 가치와는 약 77억 달러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페이워드의 사업 확장 전략, 시장 상황, 그리고 각 투자자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기업 가치 평가가 달라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페이워드의 기업 공개(IPO) 추진은 다소 지연되고 있다. 페이워드는 지난해 11월 비밀리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신청 서류(S-1)를 제출했지만, 올해 3월 상장 계획을 보류했다. 흥미롭게도 같은 달, 크라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핵심 지급결제 시스템에 접근 권한을 부여받은 최초의 암호화폐 기업이 되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이 점차 전통 금융 시스템과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다.
이번 나스닥의 투자는 암호화폐 거래소와 전통 금융 기관 간의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임을 예고한다. 특히, 나스닥과 같은 거대 거래소가 토큰화된 주식 상품을 크라켄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는 것은 기관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을 통한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움직임을 통해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 간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과정을 주목하며, 향후 새로운 투자 기회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나스닥의 자체 토큰 발행 계획은 암호화폐 시장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으며, 관련 규제 동향과 시장의 반응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