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앤트로픽 'IPO 전 계약'으로 2.1조 달러 가치 부여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의 상장 전(pre-IPO) 계약이 거래되면서 앤트로픽의 내재 가치가 2조 1천억 달러(약 2800조 원)를 넘어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앤트로픽의 최신 투자 유치 당시 기업 가치인 9650억 달러(약 1270조 원)를 훨씬 뛰어넘는 수치다.
지난 9일(현지시간), 바이낸스에서 앤트로픽의 무기한 선물 계약(perpetual contract)이 2,100달러 이상으로 거래되었다. 바이낸스가 추정한 10억 주의 발행 주식 수를 기준으로 계산했을 때, 이는 2조 1천억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기업 가치를 함축한다. 물론 이 계약은 앤트로픽의 실제 주식 가격이나 소유권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파생 상품의 가격이 앤트로픽의 실제 기업 가치와 괴리를 보이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DefiLlama의 9월 9일 14시 45분(UTC) 스냅샷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2,168.26달러에 거래되었으며,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은 2,610만 달러, 24시간 거래량은 2,476만 달러에 달했다. 이후 ByKaranteli 스냅샷에서는 2,122.74달러로 소폭 하락했으나, 미결제 약정은 24시간 동안 6.1% 증가했으며, 약 24만 3천 달러의 청산(liquidations)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러한 수치들은 수천만 달러 규모의 거래가 이루어지는 파생 상품 시장에서 앤트로픽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여주며, 그 결과 회사 전체의 가치를 수조 달러 단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거래자들의 가격 책정 방식과 fragility**
바이낸스 리서치에 따르면, 해당 계약은 지난 8월에도 약 2조 달러의 내재 가치를 기록한 바 있으며, 8월 31일에는 1.9조 달러 수준에서 거래되었다. 당시에도 바이낸스가 추정한 10억 주의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결과였다. 바이낸스 리서치팀은 당시의 내재 가치가 앤트로픽의 시리즈 H 투자 당시 기업 가치의 약 두 배, 그리고 보고서에 사용된 연간 매출액(revenue run rate)의 약 30배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지속적으로 거래되는 파생 상품의 호가에, 임의로 설정된 발행 주식 수를 곱한 결과다. 반면, 앤트로픽이 최근 유치한 투자는 비상장 증권에 대한 협상된 기업 가치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28일, 시리즈 H 투자를 통해 650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당시 투자 후 기업 가치(post-money valuation)는 9650억 달러로 평가받았다. 또한, 같은 달 초에는 연간 매출액이 470억 달러를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5월의 발표는 회사 자체적으로 공표한 투자 유치 규모와 운영 지표에 있어 역사적인 벤치마크를 설정했지만, 바이낸스 파생 상품 계약에서 사용되는 발행 주식 수를 검증하거나 그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바이낸스는 해당 계약을 발표하면서 추정 발행 주식 수를 10억 주로 명시했다. 또한, 공식 공지 사항을 통해 실제 총 발행 주식 수는 다를 수 있으며, 바이낸스는 결과로 도출된 내재 가치를 보증하지 않는다고 경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바이낸스의 추정 발행 주식 수를 적용했을 때, 앤트로픽의 5월 투자 당시 기업 가치보다 훨씬 높은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가격에도 위험을 감수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앤트로픽이 아직 증권 시장에 상장되지 않아 공개적으로 관찰 가능한 주식 가격이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며, 현재로서는 앤트로픽의 공개 주식 지수(public Anthropic share index)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바이낸스가 공개한 가격 결정 방식은 10초 평균 가격을 사용하며, 거래량이 적을 경우에는 더 과거의 데이터를 참조한다. 또한, 가격 변동 폭을 초당 1%로 제한하여 급격한 변동성을 완화한다. 이는 앤트로픽의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과정이라기보다는, 바이낸스 계약 참여자들에 의해 형성되는 파생 상품 시장의 가격 결정 메커니즘이라고 볼 수 있다.
**AI 기술주와 비상장 기업의 시장 평가**
앤트로픽은 OpenAI와 함께 생성형 AI 분야의 선두 주자로 꼽히며, 대규모 언어 모델(LLM)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OpenAI의 챗GPT와 경쟁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모델들을 선보이며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은 투자자들로 하여금 높은 밸류에이션을 부여하게 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AI 산업의 폭발적인 성장과 함께 관련 기술 기업들에 대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앤트로픽과 같은 초기 단계의 기업들도 높은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높은 '기대 가치'가 실제 기업의 재무 성과나 상장 이후의 주가 흐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점이다. 특히 앤트로픽은 아직 비상장 기업으로, 재무 정보 공개가 제한적이며, 실제 수익 창출 능력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다. 바이낸스의 pre-IPO 계약은 이러한 시장의 높은 기대감을 반영하는 지표로 볼 수 있지만, 동시에 투자자들에게는 높은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향후 앤트로픽의 상장(IPO) 계획이 구체화되거나, 기업의 실질적인 재무 성과가 발표될 경우, 현재의 내재 가치 또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바이낸스가 사용하는 발행 주식 수 추정치 변경, 외부 시장 지수의 등장 등도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다. 특히, 레버리지(leverage)를 이용한 선물 계약 거래는 가격 변동에 따라 청산 위험을 높이며, 투자자들에게 큰 손실을 안겨줄 수도 있기에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AI 기술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비상장 기업의 특수성이 맞물려, 앤트로픽의 시장 평가는 앞으로도 지속적인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