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탈중앙화' 디파이 규제 강화 나선다…CLARITY 법안 개정

미국에서 탈중앙화 금융(DeFi) 프로토콜에 대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마련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공개된 CLARITY 법안 개정안은 '비탈중앙화'된 DeFi 운영자를 주요 규제 대상으로 삼으며, 증권, 상품, 자금세탁방지(AML) 규제 준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도록 미국 규제 당국에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이는 디지털 자산 시장의 혁신과 소비자 보호 사이의 균형점을 찾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비탈중앙화 금융 거래 프로토콜'은 특정 개인이나 조직화된 그룹이 기능, 운영 또는 규칙을 실질적으로 변경할 수 있거나, 사용자를 제한할 수 있는 경우, 또는 거래가 투명하고 사전에 설정된 코드에 의해서만 관리되지 않는 경우로 정의된다. 이러한 정의는 기존의 탈중앙화 개념과는 차이가 있으며, 실제 운영 주체가 존재하는 DeFi 프로토콜들에 대한 규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번 개정안은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해당 프로토콜 운영자에 대한 등록, 행위, 공시, 기록 보관 및 감독에 관한 활동 기반 규칙을 개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재무부는 기존의 은행비밀보호법(Bank Secrecy Act) 의무가 이러한 운영자들에게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확립할 예정이다. 주목할 점은 소프트웨어 자체나 분산원장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등록해야 하는 의무는 없다는 점이며, 사고 대응 또는 보안 위원회 참여가 단독으로 프로토콜에 대한 통제권을 확립하는 것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시되어 있다.
이번 CLARITY 법안 개정안 발표는 상원에서 9월 15일 예정된 절차적 투표를 앞두고 이루어졌다.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60표의 찬성이 필요하며, 이는 공화당이 지속적인 이견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의 지지를 확보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윤리, 자금세탁방지 보호, 스테이블코인 관련 조항 등은 여전히 논쟁의 중심에 서 있으며, 이견 조율이 법안 통과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암호화폐 업계는 이번 법안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암호화폐 혁신 위원회(Crypto Council for Innovation)의 지훈 김 CEO는 이번 투표를 '디지털 자산, 혁신, 그리고 미국의 리더십에 있어 중추적인 순간'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이 소비자 보호와 비즈니스 행위 기준을 결합한 프레임워크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코인베이스의 브라이언 암스트롱 CEO 역시 CLARITY 법안이 '가결될 준비가 되었다'고 밝히며, 코인베이스가 제기했던 '필수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었고 윤리 제한 관련 협상이 거의 타결 단계에 이르렀다고 언급했다. 다만, 그는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이 변경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개정안에 포함된 윤리 관련 조항은 이전 버전과 거의 변경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어, 협상 과정에서 가장 큰 쟁점이었던 부분이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앞서 8월 20일, 민주당의 루벤 갈레고 상원의원은 윤리 및 스테이블코인 수익 관련 분쟁이 해결되기 전에 표결을 강행하는 것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그는 '빠른 투표는 빠른 결과를 가져오겠지만, 원하는 결과일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규제 논의가 지연될 경우, SEC와 CFTC가 자체적인 규칙 제정을 통해 혁신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규제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음을 의미하며,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장과 안정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LARITY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최종적으로 법제화될 경우, 미국의 DeFi 규제 환경에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 세계 디지털 자산 시장에도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비탈중앙화'라는 개념에 대한 정의와 적용 범위는 향후 DeFi 프로토콜 개발 및 운영 방식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확한 규제 프레임워크의 부재는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불법 행위나 투자자 보호 문제에 대한 공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이번 CLARITY 법안 개정은 이러한 딜레마 속에서 미국이 찾고 있는 해법의 일단을 보여주고 있으며, 앞으로의 진행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디지털 자산 시장의 성숙과 더불어 규제 논의 역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