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자 유치 위해 외국인 '대리인' 고용…美 기업 침투 수법 고도화

북한이 미국 기업에 침투하고 무기 프로그램을 자금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수법을 동원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NBC 뉴스는 25일(현지시간) 북한이 이란, 레바논 등 제3국 출신 IT 노동자들을 고용해 미국 기업 채용 과정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한의 실질적인 공작원들이 채용 과정을 통과하기 위한 '대리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미국 정부와 여러 해외 기관이 발령한 경고에 따르면, 북한 IT 노동자들은 급여를 북한의 모 기관으로 송금할 목적으로 계약을 체결하며, 기업 내부의 위협 요소로 작용해 데이터 유출, 암호화폐 절도, 민감 정보 탈취 등에 관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의 이러한 시도를 견제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북한은 채용 면접 통과를 위해 제3국 IT 노동자들에게 더욱 의존하는 추세라고 NBC는 전했다. 계약이 성사된 이후에는 실제 북한 공작원들이 해당 자리를 차지하는 방식이다.
NBC는 외국인 IT 노동자들이 링크드인(LinkedIn)과 같은 플랫폼에서 물색되고 있으며, 일부는 시간제 '면접 보조원'으로 월 500달러 상당의 암호화폐를 제안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대리인' 고용은 북한이 기존의 직접적인 방식보다 더 정교하고 은밀하게 해외 기업에 접근하려는 의도를 보여준다. 이는 단순히 기술적인 우회를 넘어, 국제 사회의 제재와 감시망을 피해 자금을 조달하고 기술을 습득하려는 복합적인 전략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이러한 수법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정황도 포착되고 있다. 암호화폐 전문 매체 코인텔레그래프는 지난 5월 사이버 보안 회사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owdStrike)의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 관련 해킹 조직과 위협 세력들이 2025년에 20억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손실을 야기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51% 증가한 수치라고 보도했다. 이는 북한이 암호화폐를 통한 자금 조달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지를 시사한다.
또한, 한국은행은 북한의 국내총생산(GDP)이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도 불구하고 2025년에 3.5%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경제 성장률은 핵·미사일 프로그램 개발과 유지를 위한 지속적인 자금 흐름이 있음을 방증하며, 해외에서의 불법적인 자금 조달 활동이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높인다. 북한의 IT 인력들은 숙련된 기술을 바탕으로 원격 근무를 통해 각종 산업 분야의 정보와 기술을 빼돌리고, 암호화폐 관련 범죄에 가담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단순히 경제적인 이득을 넘어, 북한이 핵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위한 첨단 기술과 부품을 확보하는 데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 해외 기업에 침투하여 얻은 정보는 군사 기술 개발에 활용될 수 있으며, 암호화폐로 얻은 자금은 무기 거래 및 연구 개발 비용으로 충당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와 해외 정보 기관들은 북한의 이러한 새로운 침투 전략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으며, 국제적인 공조를 통해 북한의 불법적인 자금 조달 및 기술 탈취 시도를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링크드인과 같은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루어지는 채용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고, 고용주들이 지원자의 신원을 철저히 검증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인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암호화폐 거래소 및 관련 업계에서도 북한과의 연관성이 의심되는 거래를 면밀히 감시하고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북한의 행태는 국제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는 요소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글로벌 IT 산업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업들은 보안 강화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 하고, 잠재적인 내부 위협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아야 한다. 결국, 북한의 이러한 '대리인' 고용 전략은 국제 사회의 끊임없는 감시와 강력한 제재, 그리고 기업들의 철저한 보안 의식만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