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책, 유가 상승 압박… Fed 금리 인상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번 주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기 전에 거울을 볼 필요가 있다. 그의 정책들이 바로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을 고려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지난 3월, 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한 달 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 육박했을 때만 해도 연준 위원들은 올해와 내년에도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었다. 이는 당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일회성'으로 간주하며 이를 '넘어가려' 했던 연준의 지속적인 의지를 보여주는 신호였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지금, 연준은 시장이 예상하는 2023년 이후 첫 번째 금리 인상이라는 갈림길에 서 있다. 선물 시장은 이러한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내년 3월까지 최소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이 가격에 반영되어 있다.
이는 섣부른 예측에 기반한 것이 아닌, 급격한 반전이다. 그 어떤 대통령도 금리 인하를 위해 연준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압박한 적이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서 비롯된, 수요일 연준의 사실상 불가피한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짚어보는 것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특히 그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이 이러한 인상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관세와 이란, 그리고 유가 상승의 복합적 요인**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중 두 가지 측면이 연준의 손을 움직이게 만들고 있다. 첫째, 정책 자체의 파급력이다. 관세와 이란 전쟁은 모두 인플레이션 전망에 급격한 변화를 가져왔다. 하지만 둘째, 그리고 잠재적으로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정책 궤적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이란 전쟁은 6개월이 지난 지금도 끝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상황은 사우디 동서부 송유관의 일시적 폐쇄로 더욱 악화되었다. 연준 위원들은 국제 유가가 빠르게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더 이상 원유 가격 상승에 대해 이란과의 임박한 타협을 선언하는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는다. 갤런당 6달러까지 치솟은 경유 가격은 식료품 및 운송 비용과 같은 경제 전반으로 인플레이션을 더욱 깊숙이 밀어 넣을 위협을 가하고 있다. 대통령은 월요일에 경유 가격 상승의 원인이 이란 전쟁보다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더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정학적 리스크와 에너지 시장 간의 복잡한 연결 고리를 시사한다.
관세 역시 마찬가지다. 바로 지난 주, 대통령은 미국의 관세에 대한 캐나다의 보복 관세에 대응하여 캐나다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했다. 개별적으로는 미미하고 광범위한 인플레이션을 촉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기존의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압박에 더해질 것이다. 대통령은 미국 제2위 교역 상대국에 대해 더 많은 관세를 위협하고 있다. 이는 다시 한번 연준에게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며, 특히 관세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확실한 보장이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워시 의장, '일관성' 요구**
워시 의장은 잭슨홀 연설에서 연준이 근본적인 인플레이션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없다면 '할 일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시 의장은 이란 전쟁의 종식에 대한 명확한 경로가 제시되거나, 대통령이 현재의 관세 체제에 만족한다는 보증이 있다면 그러한 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발언은 연준이 단순히 경제 지표뿐만 아니라,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얼마나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최근 미니애폴리스 연준 총재인 닐 카시카리의 반대 의견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해석될 수 있다. 비록 카시카리 총재가 대통령이나 특정 정책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반대는 연준 내부에서도 현 정책 기조에 대한 다른 목소리가 존재함을 시사하며, 금리 인상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유가 상승의 근본적 원인과 연준의 딜레마**
유가 상승은 단순한 투기나 일시적 수급 불균형의 문제가 아니다. 이란 전쟁이라는 지정학적 불안정은 물론,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인한 공급망의 불확실성과 비용 증가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석유는 경제 전반에 걸쳐 투입재로 사용되기 때문에, 경유 가격의 상승은 운송비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최종 소비재 가격 상승의 도미노 효과를 유발한다. 식료품, 의류, 전자제품 등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소비하는 거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연준은 딜레마에 빠져 있다. 물가 안정을 위해 금리를 인상하면 경제 성장 둔화라는 또 다른 부담을 안게 된다. 반대로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한 정책 행보는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더욱 큰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면서도 경제의 연착륙을 유도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으며, 이는 쉽지 않은 균형 잡기 게임이 될 것이다.
**투자자들의 대응 전략**
투자자들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유가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력은 원자재 관련 섹터나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에 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금리 인상 가능성은 기술주와 성장주에 대한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 따라서 포트폴리오 다각화와 함께 거시 경제 지표 및 지정학적 리스크 변화를 면밀히 주시하며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금과 같은 안전 자산의 역할도 재조명될 수 있으며, 통화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채권 시장 역시 투자자들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대상이다.
이번 연준의 금리 결정은 단순히 통화 정책의 변화를 넘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미국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과 그 파장을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빈 워시 의장을 비롯한 연준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억제와 경제 성장 유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고심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