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ve V4, 부실채권 처리 방식 변경 제안…DAO가 최우선 손실 부담

탈중앙화 금융(DeFi) 대출 프로토콜 에이브(Aave)의 차세대 버전인 V4 출시를 앞두고, 디파이 생태계 전반의 리스크 관리 방식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제안이 나왔습니다. 토큰로직(TokenLogic)이 지난 9월 11일 제출한 Aave V4 제안은 프로토콜의 자체적인 분산형 자율조직(DAO) 자금을 대출 손실 발생 시 가장 먼저 투입하여 부실 채권을 상쇄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의 외부 보험사나 자체 담보 인력(underwriter)의 자본이 먼저 투입되던 방식과는 차별화되는 접근 방식입니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우산(Umbrella)' 계획으로 명명된 새로운 손실 흡수 메커니즘입니다. 이 계획에 따르면, 에이브 프로토콜의 이더리움 메인넷 상의 코어(Core) 유동성 허브(Hub)에서 랩핑된 이더(WETH), USD코인(USDC), 테더(USDT)와 같은 주요 자산을 예치한 대출자들은 부실 채권 발생 시 최우선적인 보호를 받게 됩니다. 특히, 이 보호는 해당 자산이 예치된 특정 허브에 국한되며, 다른 허브에 예치된 동일한 종류의 자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이는 자산별로 독립적인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입니다. 예를 들어, 코어 허브에 예치된 USDC는 다른 허브에 예치된 USDC와 별개로 관리됩니다.
제안된 담보 인력의 목표치는 코어 WETH에 800 ETH, 코어 USDC에 40만 USDC, 코어 USDT에 40만 USDT입니다. 토큰로직은 이러한 수치가 향후 6주에서 8주간 예상되는 대출 성장분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정되었습니다. 이는 실제로 현재 프로토콜에 투입된 자금이 아니라, 잠재적인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목표 설정치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즉, 실제로 손실이 발생했을 때 투입될 수 있는 잠재적 규모를 미리 정해둔 것입니다.
이 제안에 따라, 부실 채권이 발생했을 때 최초의 손실은 에이브 DAO의 자금으로 상쇄됩니다. 이는 '결손 상쇄(deficit offsets)'라는 방식을 통해 이루어지며, 코어 WETH에 33 ETH, 코어 USDC에 1만 5천 USDC, 코어 USDT에 1만 5천 USDT가 각각 할당됩니다. 이는 프로토콜 운영 주체인 DAO가 자체적인 위험을 먼저 부담함으로써, 외부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고 프로토콜의 안정성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DAO의 자금으로 1차적인 손실을 상쇄한 후에도 부실 채권이 남을 경우, 자원 봉사자 형태로 참여하는 담보 인력(underwriter)들의 자본이 투입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자본은 손실 흡수에 사용되기 전까지는 기존과 동일하게 예치 이자 수익을 계속해서 얻게 됩니다. 또한, 손실 위험을 감수한 참여자들에게는 추가적인 보상이 제공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방식은 자원봉사 담보 인력이 위험을 감수하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을 제공하여, 프로토콜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하지만 담보 인력으로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상당한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손실 흡수에 자본이 투입되면, 해당 자본은 프로토콜의 '허브 주식(Hub shares)'을 소각하는 방식으로 처리됩니다. 이는 곧 담보 인력들이 자신의 자본을 잃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더 나아가, 담보 인력이 프로토콜에서 탈퇴하고자 할 경우에도 상당한 절차와 제약이 따릅니다. 각 담보 시장은 20일간의 '냉각기(cooldown period)'와 이후 2일간의 출금 창구를 제공합니다. 만약 이 기간을 놓칠 경우, 다시 20일간의 냉각기를 거쳐야 하는 번거로움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출금 지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위험은 계속됩니다. 에이브의 우산 계획 문서에 따르면, 출금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예치된 자산은 '슬래싱(slashing)'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슬래싱은 스테이킹된 자산이 의도치 않게 프로토콜에 손해를 입혔을 경우, 해당 자산의 일부가 몰수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즉, 자본 손실의 위험과 함께 자금에 대한 접근성 제한이라는 이중고를 겪을 수 있습니다.
토큰로직은 이번 제안에서 USDG나 frxUSD와 같은 특정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초기 일반 담보 제공을 권장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이러한 자산들의 인센티브 기반 대출 활동의 불확실성과 기존 예치자로부터 위험을 이전받을 수 있는 담보 인력을 유치하는 것의 어려움을 들었습니다. 특히 frxUSD의 경우, 발행 주체와 연관된 집중화된 예치자 기반이 위험 관리의 어려움을 가중시킨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이 제안은 다른 허브의 예치 자산들에 대한 보호는 초기 계획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는 다양한 자산 및 시장의 특성을 고려하여 단계적으로 위험 관리 방안을 적용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프로토콜의 전반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면서도, 각 자산별 특성에 맞는 최적의 위험 관리 전략을 수립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Aave V4의 이번 제안은 DeFi 프로토콜의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DAO가 직접 손실을 부담하는 방식은 프로토콜의 탈중앙성을 강화하고, 외부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담보 인력의 위험 노출과 복잡한 탈퇴 절차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에이브 커뮤니티의 향후 논의와 의사결정에 따라, 이는 DeFi 생태계 전반의 손실 관리 및 위험 분담 방식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