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Base, 지갑 표준 통합 실패… L2 경쟁 심화

이더리움과 코인베이스가 후원하는 레이어2(L2) 네트워크인 Base가 차세대 암호화폐 지갑 표준 통합 시도를 중단하며 각자의 길을 걷게 됐다.
14일(현지시간) 블록체인 매체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더리움의 EIP-8141 프레임 트랜잭션(Frame Transactions)과 Base의 EIP-8130을 개발하던 팀 간의 협력이 지난주 결렬됐다. 이는 공유된 계정 추상화(Account Abstraction) 표준을 만드는 데 실패하면서 각 체인의 고유한 요구사항을 조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으로 이더리움은 프레임 트랜잭션 개발을 계속 추진하는 반면, Base는 자체적인 네이티브 계정 추상화 설계를 따르게 된다. 이로 인해 과거 유사한 계정 및 트랜잭션 경험을 공유해왔던 네트워크 간에 지갑들이 각기 다른 트랜잭션 아키텍처를 지원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두 제안 모두 가스 후원, 패스키(passkeys), 유연한 인증 등 다양한 기능을 지원하는 지갑의 프로그래밍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합의 실패의 근본적인 이유는 프로토콜이 계정에 얼마나 많은 자유를 부여해야 하는지, 그리고 트랜잭션 실행 전에 체인이 얼마나 많은 구조를 부과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견 때문이었다.
이더리움 개발에 참여하는 덱스 치앙(Derek Chiang)은 "이더리움은 최고의 이더리움이 되기를 원했고, Base는 최고의 Base가 되기를 원했다"고 말했다. 이는 서로 다른 목표와 우선순위를 가진 각 생태계의 독립적인 발전 방향을 시사한다.
이번 합의 결렬은 이더리움의 L2 블록체인들이 자체적인 사용자, 상업적 우선순위, 개발 일정을 가진 독립적인 네트워크로 성숙해감에 따라 더욱 심화될 수 있는 구조적인 문제를 드러낸다.
이더리움 핵심 개발자인 맷 가넷(Matt Garnett)은 L2 간의 차이점 발생은 불가피하다고 언급했다. 그는 "시장 경쟁이 L1보다 더 빠르게 기능을 도입하도록 강제하기 때문에 L2 간의 차이점은 필연적"이라며 "시간이 지나야 이것이 강점이 될지 약점이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경쟁 압력은 계정 추상화 설계의 경쟁으로 나타나고 있다. EIP-8141은 트랜잭션을 검증, 실행, 가스 지불을 처리할 수 있는 프로그래밍 가능한 호출로 나누는 프레임 트랜잭션을 도입한다. 이 제안은 현재 이더리움의 주류인 타원곡선 키(elliptic-curve keys)로부터 계정을 분리하고, 키 순환(key rotation)을 가능하게 하며, 양자 컴퓨팅 이후 시대의 인증을 위한 경로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궁극적으로 계정은 동작이 정의된 주소가 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Base의 EIP-8130은 계정 추상화를 위한 또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며, 네이티브 계정 추상화를 통해 더 강력한 기능을 제공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더리움과 Base의 서로 다른 접근 방식은 개발자와 사용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수 있으며, 결국 L2 생태계의 파편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계정 추상화는 암호화폐 지갑의 사용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가스비 부담을 다른 주체에게 전가하거나, 비밀번호 대신 패스키를 사용하는 등 기존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또한, 키 분실 시에도 자산을 복구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여 일반 사용자들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인해 지갑 개발자들은 이더리움과 Base 각각의 표준을 따로 지원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되었다. 이는 개발 비용 증가와 함께 사용자 경험의 비통일성을 초래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이더리움 생태계 전반의 통합성을 저해하고, L2 간의 경쟁이 심화될수록 파편화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파편화가 L2의 혁신을 촉진하는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주장한다. 각 L2는 자체적인 특징과 장점을 부각시키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이더리움 네트워크 전체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명확한 표준 없이 경쟁이 심화될 경우, 사용자들의 혼란과 함께 기술적 복잡성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이번 이더리움과 Base의 지갑 표준 통합 실패는 L2 기술 발전의 이면에 존재하는 복잡성과 경쟁 구도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향후 L2 생태계가 어떻게 발전해 나갈지, 그리고 이러한 파편화가 궁극적으로 이더리움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