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CS, 탈달러 외침에도 원유 시장 지배력은 여전

최근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정상회의에서 지역 통화 사용 확대 및 달러 의존도 축소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는 글로벌 경제 시스템에서 미국 달러의 영향력을 줄이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러시아와 이란 등 제재로 인해 달러 거래에 어려움을 겪는 회원국들은 BRICS 내 결제 및 예치 인프라 구축을 촉구하며 이러한 흐름을 가속화하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란 대통령은 현재 금융 시스템이 특정 통화에 집중되어 있어 정치적 충격에 취약하다고 지적하며, 달러 외 통화로의 다각화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는 미국 달러의 기축 통화로서의 지위와 그 안정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발언입니다. 실제로 전 세계 외환 시장에서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89%에 달하며, 이는 유로(29%)나 엔(17%)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인 수치입니다. 이러한 달러의 지배력은 원유, 금과 같은 주요 상품 거래에서도 그대로 반영되어, 국제 유가는 물론 금값 역시 미국 달러로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처럼 BRICS 회원국들은 지정학적 긴장, 경제 제재,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인해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자 하는 명확한 동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에너지 수출국인 러시아와 이란은 미국의 제재로 인해 달러 기반 거래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으며, 이는 BRICS 내에서 독자적인 금융 시스템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는 배경이 됩니다. 이들 국가는 BRICS 회원국 간의 결제, 청산, 예탁 시스템을 강화하여 달러 없이도 원활한 무역 및 금융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합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BRICS 국가들이 달러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합니다. 가장 큰 장애물은 회원국 간의 금융 및 거시경제 통합 부족, 심각한 무역 불균형, 그리고 중국과 인도와 같은 주요 국가 간의 깊은 불신입니다. 이러한 구조적인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는 한, BRICS가 국제 금융 시장에서 달러의 '고유한 유동성과 신뢰'를 대체할 만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분석입니다.
또한, 과거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BRICS 국가들이 달러 대체 통화를 만들거나 지원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이는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어떤 수단도 불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물론 2024년 UN 무역개발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BRICS 10개 회원국은 전 세계 총생산의 27%, 상품 수출의 24%, 외국인 직접 투자 유입의 22%를 차지하며 경제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는 BRICS가 향후 국제 경제 질서에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유 시장의 근본적인 역학 관계는 여전히 달러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원유 거래의 상당 부분은 미국 달러로 이루어지며, 이는 국제 유가 변동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BRICS 국가들이 자체 통화로 원유 거래를 확대하려는 시도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중요하지만, 단기적으로는 달러 기반의 시장 관행을 바꾸기 어렵습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과 같은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량 결정,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 등은 달러 강세 또는 약세와 맞물려 원유 시장에 복합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BRICS의 탈달러 논의는 국제 금융 질서의 다극화를 향한 중요한 발걸음이지만, 원유 시장과 같은 주요 경제 영역에서 달러의 지배력을 단기간에 뒤흔들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입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거시적인 변화를 주시하면서도, 단기적인 유가 변동은 여전히 달러의 흐름과 OPEC의 정책, 글로벌 수급 균형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해야 할 것입니다. BRICS 국가들이 실질적인 경제적, 금융적 통합을 이루어내고 달러에 대한 대안을 성공적으로 제시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면밀히 지켜봐야 할 과제입니다.
더 나아가, BRICS 국가들의 경제 규모가 확대됨에 따라 이들 국가 간의 무역 결제에서 지역 통화 사용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한 추세입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달러의 국제적 역할을 점진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 위안화의 국제 결제 비중 증가, 러시아 루블화 및 인도 루피화의 양자 간 무역에서의 사용 확대 등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며, 전 세계 금융 시스템의 근간을 이루는 달러의 위상을 단숨에 바꾸기에는 한계가 명확합니다. 특히 금융 시장의 유동성과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며, 달러가 제공하는 이러한 이점은 다른 통화들이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따라서 BRICS의 탈달러 움직임은 '말'은 많지만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원유 시장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달러를 대체할 만한 유동성과 신뢰를 갖춘 통화 또는 결제 시스템이 등장하지 않는 한, 국제 유가는 당분간 미국 달러의 영향권 아래 놓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고려하여 신중한 투자 전략을 수립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