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가뭄으로 비트코인 채굴 전력 77% 삭감

에티오피아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수력 발전량 감소에 직면하면서 비트코인 채굴 기업에 공급하는 전력을 대폭 축소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 조치는 국가 소유 전력 생산 기업의 수익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비트코인 채굴 부문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에티오피아 전력공사(EEP)의 전체 수익에서 비트코인 채굴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35%에 달했으나, 엘니뇨 현상으로 인한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저수지 수위가 20%까지 낮아져 비상 상황이 발생했다.
EEP의 아셰비르 발차 최고경영자(CEO)는 현재 계약된 전력량의 23%만을 채굴 기업에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3월, 75%로 시작하여 50%로 낮췄던 공급량보다 훨씬 감소한 수치다. 발차 CEO는 “가정과 제조업체에 전력을 우선 공급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설명하며, 상황을 재평가할 10월까지 전력 공급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심각한 에너지 부족 사태가 지속될 경우 주변 국가로의 전력 수출마저 중단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저렴한 수력 발전량 덕분에 국제적인 비트코인 채굴 기업들을 유치해왔다. 특히 피닉스 그룹은 2025년 4월까지 에티오피아 내 채굴 설비 용량을 132메가와트(MW)로 확장할 계획이었으나, 이번 전력 공급 제한으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채굴 산업이 에너지 집약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특정 지역의 환경 변화 및 에너지 정책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세계적인 비트코인 전문가이자 'The Bitcoin Standard'의 저자인 사이페딘 암무스는 최근 X(구 트위터)를 통해 비트코인 채굴 산업의 미래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비트코인 반감기 도래와 함께 채굴 보상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를 고려할 때, 2024년에서 2025년 사이에 글로벌 비트코인 채굴 전력 소비량과 자본 지출이 정점을 찍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암무스는 “새로 채굴되는 비트코인의 달러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연간 18.92% 이상의 가격 상승이 필요하다”며, 이는 미국 달러 가치 하락을 고려하기 전의 수치임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 비트코인 가격 하락 추세가 지속될 경우, 채굴 산업의 위축은 불가피하며 “주요 반전이 없다면 이 추세는 영원히 지속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전망은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더불어, 채굴 기업들이 직면한 경제적 압박이 가중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와 더불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와의 경쟁 심화 역시 비트코인 채굴 산업의 성장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AI 데이터센터는 채굴 기업들에게 전력 연결 및 인프라를 활용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대안적인 사업 기회를 제공한다. 시장 조사 기관인 반에크(VanEck)와 마이너 위클리(Miner Weekly)의 보고서에 따르면, 공개 상장된 채굴 기업들은 약 5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개발 자금을 필요로 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약화된 채굴 경제성 때문에 기업들이 운영 능력을 AI 분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과 맥을 같이 한다.
암무스는 자신의 분석을 검증 가능한 가설로 제시하며, 만약 상당한 수준의 거래 수수료 증가나 비트코인 채굴 전력 소비량 최고치를 경신하는 지속적인 회복세가 나타난다면 자신의 가설이 틀렸음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채굴 산업이 여러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론적으로, 에티오피아의 이번 전력 공급 제한 조치는 비트코인 채굴 산업이 직면한 에너지 문제와 경제적 압박을 더욱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AI 산업의 급부상과 비트코인 반감기라는 구조적인 변화는 향후 채굴 산업의 판도를 바꿀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