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포츠 중계 '이벤트' 전략으로 승부수

세계 최대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 시장에 대한 야심찬 전략을 공개하며 '이벤트'로서의 스포츠 경기를 핵심으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벨라 바자리아 넷플릭스 최고 콘텐츠 책임자(CCO)는 최근 CNBC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넷플릭스의 스포츠 중계 전략은 '이벤트'로 만들 수 있는 게임과 토너먼트를 발굴하는 것에 기반한다면서, "이벤트란 본질적으로 모호하면서도 문화적이고, 시대정신을 반영하며, 놓칠 수 없는 순간"이라고 정의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로 '이벤트'의 정의가 매우 중요함을 시사한다.
바자리아 CCO는 "약속된 TV 시청(appointment TV)과도 같으면서 동시에 주변에서 큰 대화거리를 만들어내는 무언가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발언은 넷플릭스가 단순 중계를 넘어 시청자들이 몰입하고 열광하며, 결과적으로 '함께 경험'하는 문화를 만들어내는 스포츠 경기에 주목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녀의 발언은 최근 넷플릭스가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최초의 정규 시즌 NFL 경기 중계를 성공적으로 진행한 맥락에서 나왔다. 넷플릭스는 이 경기의 전 세계 중계권을 확보했으며,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로스앤젤레스 램스를 27-7로 꺾는 경기를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선보였다. 이는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이벤트'를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준 첫 사례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CNBC는 바자리아 CCO에게 15년 연속 가장 인기 있는 프라임타임 프로그램인 NBC의 '선데이 나이트 풋볼'이 넷플릭스의 '이벤트'로 분류될 수 있는지 질문했다. 이에 대해 바자리아 CCO는 유머러스하게 "만약 내가 그 질문을 받을 때마다 1달러씩 받는다면, 그 돈으로 '선데이 나이트 풋볼' 중계권을 구매하고도 200억 달러의 콘텐츠 예산을 전혀 건드리지 않을 것"이라고 답하며, 넷플릭스의 자체적인 '이벤트' 정의와 기존 스포츠 중계 시장과의 차별점을 강조했다.
바자리아 CCO는 넷플릭스가 성공적으로 '이벤트'로 만든 사례로 크리스마스 날에 열린 최초의 NFL 경기와 할리우드 스타 비욘세의 하프타임 쇼를 언급했다. 또한, 일본에서 열린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 홈런 더비, 알렉스 호놀드가 타이베이 101 빌딩을 등반한 영상, 그리고 BTS 콘서트 실황 중계 등을 예로 들며, 넷플릭스가 스포츠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이벤트'화하여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에만 국한되지 않고, 광범위한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통해 '놓칠 수 없는 순간'을 제공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바자리아 CCO의 설명은 대규모 NFL 게임 패키지가 넷플릭스의 전략에 항상 적합하지는 않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는 올해 초 넷플릭스 공동 CEO인 테드 사란도스의 발언과도 맥을 같이 한다. NFL은 2029-30 시즌 이후 현재 계약에 대한 옵트아웃 조항이 있어 미디어 중계권 재협상을 잠재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NFL 커미셔너 로저 굿델은 최근 CNBC와의 인터뷰에서 리그가 기존의 게임 패키지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이러한 맥락에서 넷플릭스는 NFL과의 장기적인 파트너십 구축에 신중하면서도 전략적인 접근을 취할 것으로 보인다.
넷플릭스는 2026-27 시즌에 총 5번의 NFL 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최근 열린 호주 경기, 최초의 추수감사절 전야 경기, 두 번의 크리스마스 데이 경기, 그리고 플레이오프 진출권 결정이나 시드 결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 18주차 경기가 포함된다. 이는 넷플릭스가 NFL과의 관계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며 '이벤트'로서의 가능성을 타진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행보다.
바자리아 CCO는 NFL이 현재 국제 경기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지는 않지만, 그러한 상품이 존재한다면 넷플릭스에게 매우 매력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9경기, 내년 시즌에는 10경기의 국제 경기가 예정되어 있다. 넷플릭스는 방대한 글로벌 시청자층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NFL과 같은 인기 스포츠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바자리아 CCO는 "우리는 분명히 거대하고 매우 몰입적인 글로벌 시청자층을 보유하고 있다. 사람들이 이를 자연스러운 흐름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제 경기를 할까?' 우리가 당연히 NFL과 미식축구를 사랑하는 수많은 미국 회원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계속해서 대화를 이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며, 넷플릭스의 글로벌 시장에서의 스포츠 중계 확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더불어 바자리아 CCO는 2030년과 2034년 FIFA 남자 월드컵 입찰에 대한 넷플릭스의 잠재적 관심을 확인했다. 넷플릭스는 이미 2027년과 2031년 FIFA 여자 월드컵의 미국 및 캐나다 중계권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 분야에서 야심 찬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특히 월드컵과 같은 세계적인 빅 이벤트를 통해 글로벌 시청자들을 사로잡으려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넷플릭스의 스포츠 중계 전략은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문화적 현상'을 만들어내는 '이벤트'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넷플릭스가 스트리밍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 될 것이다.
바자리아 CCO의 발언은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 시장을 '놓칠 수 없는 이벤트'로 재정의하고, 이를 통해 시청자들의 참여와 몰입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을 명확히 보여준다. 넷플릭스는 이미 '테니스 플레이어블(Tennis Playable)'과 같은 스포츠 다큐멘터리 시리즈를 통해 스포츠 팬들의 관심을 끈 바 있으며, 이번 NFL 경기 중계와 향후 계획들은 이러한 전략을 더욱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향후 넷플릭스가 스포츠 중계 시장에서 어떤 성공적인 '이벤트'들을 만들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