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앤스로픽, 2천조 원 IPO 기대감… 암호화폐 시장서 1천억 원 베팅

유명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앤스로픽(Anthropic)의 상장(IPO) 기대감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놓고 이미 약 8천만 달러, 한화 약 1천억 원 규모의 베팅이 이루어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는 앤스로픽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상장 절차를 위한 서류를 제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작된 현상으로, 향후 기술주 시장과 암호화폐 시장 모두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앤스로픽 관련 파생상품은 현재까지 실제 주식을 보유하는 것이 아니라, 향후 상장될 기업의 기업 가치에 대한 예측에 기반한 현금 결제 계약이다. 즉, 투자자들은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가 어느 수준까지 상승할지에 대해 예측하고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앤스로픽의 사전 주식 계약(pre-stock contract)은 약 2,147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지난 24시간 동안 2천만 달러 이상의 거래량이 발생했다. 특히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Binance)가 전체 거래량의 약 40%를 차지하며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이는 앤스로픽이 아직 비상장 기업이며, 실제 주식이 유통되지 않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주목할 만하다. 해당 계약의 가격은 실제 주가라기보다는, 아직 일반 투자자들이 접근할 수 없는 유망 기업의 가치를 추정하려는 파생상품 시장의 움직임을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실리콘밸리의 가치 높은 비상장 기업들을 대상으로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파생상품 시장을 구축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주식 시장 투자자들이 실제 주식을 매수하기 전에,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 발견(price discovery) 과정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앤스로픽은 지난 6월 SEC에 비공개로 예비 투자설명서 초안을 제출한 바 있다. 당시 회사 측은 발행할 주식 수와 가격을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최대 2조 달러, 한화 약 2천 7백조 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가 논의되고 있다. 만약 이대로 상장이 성사된다면, 이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IPO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앤스로픽이 당초 예상했던 10월보다 늦은 11월에 IPO를 단행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러한 'AI 기업의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 현상은 단순히 앤스로픽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앤스로픽과 또 다른 AI 선두 주자인 오픈AI(OpenAI)를 포함한 사전 IPO 퍼페추얼(pre-IPO perpetual) 시장의 오픈 이자(open interest)는 이번 달 1억 6천만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4월 약 1백만 달러에서 급증한 수치이며, 한 달 전 대비 179% 증가한 결과다. 특히 9월 첫 14일간 사전 IPO 퍼페추얼 거래량의 약 95%를 앤스로픽과 오픈AI가 차지하며 이들 기업에 대한 시장의 집중도를 보여주고 있다.
사전 IPO 퍼페추얼 시장은 실제 증권으로 뒷받침되는 토큰화된 주식 시장과는 명확히 구분된다. 이 계약들은 미래에 상장될 기업의 예상 기업 가치 또는 주가를 참조하는 현금 결제 파생상품으로, 실제 주식의 보유나 뒷받침이 필요하지 않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거래자들이 미래에 대한 반대 포지션을 취함으로써, 상장 후 실제 가격 변동에 베팅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러한 시장의 등장은 투자자들이 전통적인 금융 시장의 규제나 접근성의 제약을 넘어, 새로운 형태의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나스닥 시장에서 AI 관련 기업들의 성장세는 이미 뜨겁다. 엔비디아(NVIDIA)를 필두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알파벳(Alphabet), 아마존(Amazon) 등 빅테크 기업들은 AI 기술 개발 및 서비스 확장에 막대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앤스로픽과 같은 유망 AI 스타트업의 IPO는 이러한 AI 열풍을 더욱 증폭시킬 잠재력을 지닌다. 특히 앤스로픽은 최신 AI 모델인 '클로드(Claude)' 시리즈를 개발하며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AI 기반 서비스의 경쟁 심화를 예고한다.
다만, 이러한 사전 IPO 거래는 높은 변동성과 투기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실제 상장 가격이나 기업 가치가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파생상품 시장에서 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규제 당국의 시각도 중요한 변수다. 미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암호화폐 및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며, 비상장 기업의 주식과 유사한 파생상품 거래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이러한 시장의 잠재적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향후 앤스로픽의 IPO 진행 상황은 암호화폐 시장과 기술주 시장 모두에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다. 만약 2조 달러라는 기대 가치를 달성하며 성공적인 IPO를 마치게 된다면, 이는 AI 산업의 성장 가능성과 함께 새로운 형태의 투자 시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반대로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과열된 기대감이 꺼지면서 관련 시장에 조정이 올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앤스로픽의 행보가 앞으로 시장 참여자들의 투자 전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