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식 무기한 선물 거래, 칼시-코인베이스 경쟁 시작

미국 금융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Coinbase)와 예측 시장 플랫폼인 칼시(Kalshi)가 개별 미국 주식에 연동된 무기한 선물(perpetual futures) 상품 출시를 추진하며 전통적인 주식 시장에 암호화폐 시장의 파생상품을 도입하려는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 움직임은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동시에 규제 당국의 승인 및 시장의 반응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칼시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안된 규칙 변경 사항을 제출했으며,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칼시가 제안한 무기한 선물 계약은 정해진 만기일이 없으며, 현물 가격과의 괴리를 줄이기 위해 롱(long) 포지션과 숏(short) 포지션 간의 주기적인 펀딩 결제를 활용할 예정이다. 칼시 측은 이들 계약이 증권 선물 상품으로 취급될 것이며, CFTC에 등록된 자체 청산소인 Kalshi Klear를 통해 청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 암호화폐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무기한 선물 상품의 특징을 전통 주식 시장에 접목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흥미로운 점은 칼시의 이번 제안이 코인베이스가 같은 날 별도의 제안을 제출한 것과 시기가 일치한다는 사실이다. 코인베이스 역시 개별 미국 주식에 연동된 무기한 선물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어, 두 회사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통용되는 파생상품을 전통 주식 시장으로 가져오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이미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솔라나(SOL), 리플(XRP) 등 다양한 암호화폐에 대한 무기한 선물을 제공하며 CFTC의 승인을 받은 칼시의 경험과 맥을 같이 한다.
칼시와 코인베이스뿐만 아니라, 암호화폐 거래소 크라켄(Kraken)의 모회사인 페이워드(Payward) 역시 자체 거래소인 비트모니얼(Bitnomial)을 통해 단일 주식 무기한 선물 상품 출시를 제안했다. 페이워드는 테슬라,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10개의 주요 미국 주식을 대상으로 무기한 선물을 출시하고, 주 5일 24시간 거래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움직임은 단일 주식 무기한 선물 시장이 미국에서 빠르게 확장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번 제안들은 미국 상원에서 9월 15일에 60표를 얻지 못해 부결된 CLARITY 법안 제출 며칠 후에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CLARITY 법안은 암호화폐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하려는 시도였으나, 입법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EC 위원장 폴 앳킨스(Paul Atkins)는 법안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기존의 법적 권한 내에서 미국 투자자와 기업가들에게 규제 확실성을 제공하기 위해 "결정적으로 행동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규제 당국이 혁신적인 금융 상품에 대해 신중하면서도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음을 시사하며, 칼시와 코인베이스의 제안이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무기한 선물은 만기일 없이 현물 가격을 추종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투자자들이 장기적으로 포지션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는 전통적인 선물 계약과 달리 만기일에 대한 부담 없이 시장 움직임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한다. 또한, 레버리지를 활용하여 소액의 증거금으로 큰 규모의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상품이다. 하지만 레버리지 사용은 손실 위험 또한 증폭시키므로, 투자자들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미국 주식 시장에 무기한 선물 상품이 도입된다면, 이는 기존의 옵션 및 선물 시장과는 다른 새로운 투자 생태계를 형성할 수 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에서 이미 검증된 무기한 선물 상품의 성공 가능성과, 변동성이 큰 미국 주식 시장의 특성이 결합될 경우, 높은 변동성을 활용한 투자 전략이 더욱 주목받을 수 있다. 투자자들은 각 주식의 고유한 특성, 시장 전반의 거시 경제 지표, 그리고 연준의 통화 정책 변화 등을 면밀히 분석하여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특히 나스닥 시장은 기술주 중심이기 때문에 금리 변동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으며, 무기한 선물 상품의 도입은 이러한 시장의 특성을 더욱 부각시킬 수 있다.
그러나 규제 당국의 승인 여부가 가장 큰 관건이다. CFTC와 SEC는 암호화폐 및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이며, 투자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고려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무기한 선물과 같이 레버리지가 높고 복잡한 상품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한 검토가 이루어질 것이다. 만약 승인이 이루어진다면, 미국 주식 시장은 새로운 투자 상품을 맞이하게 될 것이며, 이는 시장의 유동성과 변동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상품의 구조, 거래 비용, 규제 환경 변화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접근해야 할 것이다. 또한, 이러한 새로운 파생상품의 등장은 시장 참여자들에게 보다 정교한 위험 관리 전략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