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은행 암호화폐 보유 1% 제한…고객 자산 보호 강화

러시아 중앙은행이 은행권의 암호화폐 보유 한도를 총자본의 1%로 제한하는 규제안을 발표하며, 은행 고객의 자산을 보호하고 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번 조치는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과 규제 불확실성 속에서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러시아 당국의 고심을 보여준다. 규제안은 현재 초안 단계에 있으며, 최종 확정 시 암호화폐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두 가지 규제 기준 도입: N31과 N32**
러시아 중앙은행이 제안한 이번 규제안은 두 가지 기준, 즉 N31과 N32를 통해 은행의 암호화폐 보유액을 관리한다. N31은 개별 은행의 암호화폐 보유액을, N32는 은행 그룹 전체의 통합된 암호화폐 보유액을 대상으로 한다. 두 기준 모두 암호화폐 및 외화 디지털 자산과 관련된 위험 노출액을 해당 금융기관의 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단순히 총자산 대비 비율을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은행이 실제 부담할 수 있는 자본 능력에 기반하여 위험을 관리하겠다는 점을 시사한다.
N31은 개별 신용기관의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하며, N32는 은행 그룹의 통합 자본을 기준으로 한다. 이러한 이중 구조는 은행 개별뿐만 아니라 계열사를 포함한 그룹 전체의 암호화폐 관련 위험을 동일한 비율의 상한선 하에 두려는 의도다. 이를 통해 개별 은행의 규제 회피 시도를 방지하고, 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을 종합적으로 관리하고자 한다.
**규제 대상의 범위: 단순 보유를 넘어선 위험 관리**
이번 1% 암호화폐 자본 한도 규제는 단순히 은행이 직접 보유하는 암호화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규제안의 분자에는 직접 및 간접 투자, 암호화폐 가격에 연동되는 파생상품, 그리고 결제 또는 가치 산정이 암호화폐나 외화 디지털 자산에 의존하는 대출, 채권, 보증, 환매 조건부 매매(Repo), 신용 한도와 같은 다양한 금융 상품이 포함된다. 이는 암호화폐와 관련된 잠재적 위험을 포괄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중앙은행의 의지를 드러낸다.
또한, 헤지(Hedge)를 통한 위험 완화 효과는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매수 및 매도 포지션은 규제안에서 정하는 특정 요건을 충족하는 낮은 위험 범주 내에서만 상계(Netting)될 수 있다. 이러한 요건에는 자산, 결제, 만기뿐만 아니라 동결 및 유동성 위험에 대한 조건이 포함된다. 직접 보유 자산 및 기타 고위험 노출액은 더욱 보수적으로 평가되며, 상쇄 포지션으로 완전히 중화될 수 없다. 이는 암호화폐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고려한 조치로, 은행들이 과도한 위험을 부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목적이다.
**고객 자산 처리의 핵심: 책임 소재**
고객 자산에 대한 처리는 자산이 압류되거나 거래가 제한될 경우 손실 부담 주체가 누구인지에 따라 결정된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또는 그룹 내 디지털 예탁기관이 고객의 자산 압류 또는 거래 제한으로 인한 손실에 대한 책임을 부담할 경우, 해당 고객의 수탁(Custody) 포지션은 N31 또는 N32 규제 산정에 포함된다. 그러나 은행이 이러한 손실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 고객의 포지션은 두 가지 1% 비율 계산에서 제외된다.
이러한 제외 조치는 해당 포지션이 규제 대상에서 완전히 벗어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은행 및 그룹 자본 적정성 계산을 위해, 규제안은 은행이 책임을 지지 않는 고객 수탁 포지션에 50%의 위험 가중치를 부여한다. 반면, 은행 자체 계정 노출 및 은행이 책임을 지는 고객 포지션에는 1,250%라는 매우 높은 위험 가중치가 적용된다. 이처럼 높은 위험 가중치는 은행이 직접적인 암호화폐 관련 위험을 부담할 경우 요구되는 자본량을 대폭 늘려, 해당 위험을 적극적으로 회피하도록 유도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차등적 처리는 은행이 모든 고객 자산을 자체적인 위험 노출로 자동 간주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압류 또는 제한 손실 책임에 대한 규제를 통해 고객 자산을 효과적으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한다. 동시에, 은행이 직접 부담하는 암호화폐 관련 위험과 이에 연동된 자산에 대해서는 엄격한 자본 기반의 제약을 가한다.
**러시아 암호화폐 시장 규제 프레임워크의 일환**
이번 1% 암호화폐 자본 한도 규제는 러시아의 광범위한 암호화폐 시장 규제 프레임워크의 일부로 추진되고 있다. 러시아 중앙은행은 이미 4분기 중 공식 발표를 목표로 관련 규정 마련을 진행해왔다. 이러한 움직임은 러시아 정부가 암호화폐 시장의 잠재적 위험을 인지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여 금융 시스템 전반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이러한 규제 움직임이 다른 국가들의 암호화폐 규제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고객 자산 보호와 은행 건전성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러시아 중앙은행의 접근 방식은 향후 글로벌 암호화폐 규제 논의에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 다만, 규제 대상 범위를 명확히 하고, 실제 적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