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 양자컴퓨터 시대 대비 2500억 달러 비트코인 수탁 강화

코인베이스가 미래 양자컴퓨터의 위협에 대비하여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 수탁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학 책임자인 예후다 린델(Yehuda Lindell)은 여러 서명 방식과의 호환성을 지원하는 포괄적인 양자 후(post-quantum) 수탁 솔루션을 개발 중임을 강조했다.
현재 암호화폐 수탁의 핵심 기술로 활용되는 다자간 연산(Multi-Party Computation, MPC) 방식은 개인 키를 여러 조각으로 분할하여 관리하는 방식으로, 특정 수 이상의 참여자가 동의해야만 거래가 성사되도록 설계되어 개별 장치에서 개인 키가 노출될 위험을 최소화한다. 이는 비트코인의 다중 서명(multi-signature) 기능과 유사한 원리로 작동하지만, MPC는 온체인(on-chain)이 아닌 오프체인(off-chain)에서 특정 암호학적 함수를 통해 구현된다. 거래 서명을 위해서는 일정 수 이상의 키 조각이 필요하므로, 완전한 개인 키가 단일 위치에 결합되지 않아 단일 실패 지점(single point of failure)을 제거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양자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면 기존의 MPC 방식이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해시 기반 서명(hash-based signatures)과 같이 양자컴퓨터의 공격에 강하다고 여겨지는 새로운 서명 방식들은 기존의 암호학적 키 분할 방식을 지원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러한 수학적 구조의 부재는 해시 기반 서명의 양자 보안성을 높이는 요인이지만, MPC 인프라 구축에는 난항을 겪게 만들 수 있다.
린델 책임자는 “MPC의 호환성 여부는 매우 큰 차이를 만든다”고 설명하며, 해시 기반 서명과 MPC를 함께 구현하는 것은 어렵다고 여겨졌으나, 최근 스탠포드 대학의 댄 보네(Dan Boneh)와 같은 저명한 암호학자들이 가능한 해결책을 연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랙록(BlackRock)과 같은 기관 투자자들을 대신하여 약 2500억 달러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는 코인베이스는 이러한 수탁 절차를 수년간 정교하게 다듬어왔다. 이제 회사는 비트코인 보안의 근간이 되는 MPC가 더욱 어려워지거나 심지어 불가능해질 수 있는 미래에 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코인베이스는 양자 내성 암호(Post-Quantum Cryptography, PQC) 기술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린델 책임자는 MARA Foundation TV와의 인터뷰에서 회사의 양자 후 수탁 보호 장치가 잠재적인 모든 종류의 기술적 재정비를 지원하도록 설계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로서는 비트코인이 실제로 어떤 종류의 양자 후 서명 방식을 사용할지는 불분명하다. 그는 “모든 사람이 사용할 단일 서명 방식이 있을 가능성은 낮다”고 언급하며, “이는 우리가 서로 다른 블록체인에서 각기 다른 결과에 대해 준비하고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코인베이스는 양자 내성 임계값 복호화(post-quantum threshold decryption)와 프로그래밍 가능한 하드웨어 보안 모듈(Hardware Security Modules, HSMs)을 결합하는 대체 아키텍처를 탐색하고 있다. 임계값 복호화는 암호화된 데이터를 복호화하기 위해 특정 수의 참여자의 서명이 필요한 기술로, MPC와 유사한 보안성을 제공하면서도 양자 내성 암호와의 호환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HSM은 물리적 보안 장치로서 민감한 암호화 키를 안전하게 저장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 두 기술의 조합은 양자컴퓨터의 위협 속에서도 안전하고 효율적인 자산 수탁을 가능하게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코인베이스의 행보는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 걸쳐 양자컴퓨터 시대에 대한 대비가 시급함을 시사한다. 양자컴퓨터는 현재의 암호화 기술을 무력화할 잠재력을 가지고 있어, 비트코인을 비롯한 주요 암호화폐의 보안성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양자 내성 기술 개발 및 도입은 암호화폐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이며, 코인베이스와 같은 주요 커스터디 업체들의 움직임은 향후 산업 표준을 설정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자들 역시 이러한 변화의 흐름을 주시하며 자산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