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SE, 블록체인닷컴과 손잡고 토큰화 증권 시장 개척

뉴욕증권거래소(NYSE)가 암호화폐 거래소 블록체인닷컴(Blockchain.com)과 손잡고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토큰화된 미국 주식 및 ETF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는 규제 당국의 승인을 거쳐야 하는 잠정 합의 단계에 있으며,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시장의 융합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양사는 수요일(현지시간) 발표를 통해 NYSE 그룹이 계획 중인 24시간 디지털 거래 플랫폼을 통해 블록체인닷컴 사용자들에게 토큰화된 미국 증권 상품을 제공하기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협력은 데이터 공유까지 포함하며, ICE(Intercontinental Exchange)는 블록체인닷컴의 암호화폐 데이터를 배포하고, 블록체인닷컴은 NYSE의 거래 정보를 자사 앱에 통합할 예정이다. 아직 NYSE의 디지털 거래 플랫폼은 공식적으로 출시되지 않았으며, 모든 관련 규제 승인이 필요하다. 또한, 구체적인 출시 시점이나 계약 조건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협력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블록체인닷컴이 월스트리트의 상품을 자사 플랫폼으로 가져와 연중무휴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하려는 야심 찬 계획의 일환이다. 토큰화된 주식이란 상장 기업의 주식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블록체인 기반 토큰을 의미한다. 토큰화 증권의 지지자들은 이를 통해 소유권 분할 거래, 장외 거래, 그리고 더 빠른 결제 처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NYSE의 모회사인 ICE는 지난 1월, 기존 거래소와는 다른 규제된 대체거래시스템(ATS)으로 24시간 거래와 즉각적인 온체인 결제를 제공하는 디지털 거래 플랫폼을 구축 중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금융 시장의 미래가 디지털 자산과 블록체인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변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계약을 통해 NYSE는 수백만 명의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게 된다. 블록체인닷컴은 현재 70개 이상의 국가에서 4,400만 개 이상의 인증된 계정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록체인닷컴의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피터 스미스는 "사람들은 거주하는 지역이나 접근 가능한 중개 서비스 및 정보의 제약으로 인해 주식 소유에 제한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이번 협력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데이터 공유 또한 이번 협력의 중요한 축이다. ICE 데이터 서비스는 블록체인닷컴의 암호화폐 시장 데이터를 구독자들에게 제공할 계획이며, 블록체인닷컴은 NYSE 및 ICE의 특정 데이터 피드를 자사 앱에 추가하여 사용자들에게 보다 풍부한 금융 정보를 제공할 예정이다.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미국 금융 규제 당국의 태도 변화와도 맥을 같이한다. 지난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특정 조건에 부합하는 거래소들이 공개 블록체인 상에서 토큰화된 미국 주식을 거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혁신 면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상장 거래소로 등록할 필요 없이 토큰화된 증권을 거래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암호화폐 증권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수 있다. 이 조치는 암호화폐 관련 법안인 '명확성법(Clarity Act)'이 상원에서 통과되지 못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한편, 블록체인닷컴은 지난 5월 미국 상장을 위한 비공개 서류를 제출한 상태이며, 암호화폐 시장 내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코인베이스(Coinbase)는 이미 지난 8월, 자체 이더리움 레이어-2 네트워크인 '베이스(Base)'에서 미국 외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토큰화된 주식을 출시했으며, 다른 암호화폐 거래소들도 미국 및 해외 사용자를 대상으로 자체 토큰화 증권 상품 출시를 서두르고 있다.
이번 NYSE와 블록체인닷컴의 협력은 암호화폐 생태계와 전통 금융 시장 간의 경계를 허물고, 투자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규제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토큰화 증권 시장의 성장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개인 투자자들이 보다 유연하고 접근성 높은 방식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