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AI 데이터 유출 의혹 딥시크·문샷 조사 착수

중국 인터넷 정보판공실(CAC)이 딥시크(DeepSeek)와 문샷 AI(Moonshot AI)를 대상으로 AI 모델 학습 데이터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는 앤트로픽(Anthropic)이 두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주장에 따른 것으로, 수백만 건의 사용자 상호작용 데이터가 앤트로픽의 AI 챗봇 '클로드(Claude)'를 통해 유출되어 자체 모델 학습에 사용되었다는 의혹이다.
이번 조사는 앤트로픽이 지난 9월 10일 발표한 네 번째 위협 정보 보고서에서 제기한 내용에 기반한다. 해당 보고서는 알리바바, 문샷, 딥시크, 즈푸(Zhipu), 미니맥스(MiniMax), 센스타임(SenseTime), 샤오미(Xiaomi) 등 7개 중국 기반 AI 연구소를 '불법적 증류(illicit distillation)' 혐의로 지목했다. AI 분야에서 '증류'는 더 큰 모델의 출력을 사용하여 더 작은 모델을 훈련시키는 합법적인 기법으로 간주되지만, 앤트로픽은 이 과정에서 사기 계정을 이용한 사용자 데이터 유출을 문제 삼고 있다.
앤트로픽은 보고서를 통해 문샷 AI가 5,380개의 사기 계정을 통해 2,300만 건 이상의 사용자 대화를 클로드에 라우팅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딥시크는 7월 중 14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1,210만 건 이상의 대화를 생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딥시크와 문샷 AI가 앤트로픽의 AI 모델을 교묘하게 활용하여 자체 모델의 성능을 저렴하게 향상시키려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중국 당국은 앤트로픽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초기에 보고서에 언급된 7개 회사의 관계자들을 소환하여 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딥시크와 문샷 AI에 조사의 초점을 맞추고, 양사 사무실을 방문하여 경영진 및 직원들을 면담하는 등 강도 높은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이번 조사를 통해 경찰, 군사, 그리고 국가 관련 기업의 민감한 데이터가 미국 서버로 유출되었는지 여부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이번 조사의 시점은 딥시크와 문샷 AI에게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딥시크는 이번 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AI 위험성에 대한 발표를 앞두고 있으며, 같은 자리에는 앤트로픽의 CEO인 다리오 아모데이가 함께 참여할 예정이다. 더 나아가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 직전에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AI 이슈가 양국 간 주요 의제임을 시사한다.
문샷 AI 역시 9월 3일 홍콩 증권거래소에 30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비공개 서류를 제출하며 50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평가받으려던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규제 당국의 조사가 공식적으로 공개될 경우, 이는 IPO 과정에서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민감한 사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 투자자들은 이러한 규제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의 이번 조사는 자국의 AI 산업 발전을 지원하는 동시에, 데이터 보안 및 지적 재산권 보호라는 원칙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앤트로픽이 중국 AI 기업들의 '불법적 증류' 행위를 폭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중국 정부가 자국의 AI 기업들을 직접 조사하는 역설적인 상황은 국제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앞으로 중국 인터넷 정보판공실의 조사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그리고 딥시크와 문샷 AI가 어떠한 해명이나 대응책을 내놓을지에 따라 중국 AI 산업의 발전 방향과 국제적인 신뢰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사태는 AI 기술 발전과 함께 발생하는 윤리적, 법적 문제에 대한 전 세계적인 논의를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