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겟, 4700억 해킹…北 소행 가능성…보호기금 76% 고갈 위기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비트겟(Bitget)이 약 4,700억 원(3억 5,160만 달러) 규모의 해킹 피해를 입었으며, 이번 공격이 북한 해커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거래소의 고객 보호 기금이 심각한 압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겟은 지난 9월 24일 발생한 이번 해킹 사건과 관련하여, 공격 방식 및 IP 활동, 블록체인 거래 패턴 등을 분석한 결과 북한 해킹 그룹의 소행과 일치하는 정황이 포착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트겟은 관련 당국에 사고 사실을 신고하고, 블록체인 보안 전문업체인 맨디언트(Mandiant)와 슬로우미스트(SlowMist)를 투입하여 정밀 조사에 착수했다. 그레이스 첸(Gracy Chen) 비트겟 최고경영자(CEO)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온체인 분석가 스펙터(Specter)는 별도의 분석을 통해 비트겟에서 탈취된 XRP 자산이 지난 7월 발생했던 2,400만 달러 규모의 AFX 해킹 사건과 연관되어 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해당 AFX 해킹 사건은 북한의 라자루스 그룹과 연계된 것으로 알려진 트레이더트레이터(TraderTraitor) 클러스터의 소행으로 지목된 바 있다. 다만, 비트겟 해킹 사건의 북한 연계설은 아직 외부 보안 업체들에 의해 독립적으로 확증되지 않은 상태이며, 현재 조사 과정에 있다.
이번 해킹으로 인해 이더리움(ETH), XRP, 바이낸스 코인(BNB), 솔라나(SOL), 테더(USDT), USD코인(USDC) 등 다양한 암호화폐가 피해를 입었으며, 이더리움, XRP 레저, 아비트럼, 아발란체, 옵티미즘, BNB 체인, 베이스 등 여러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걸쳐 자산이 유출되었다. 첸 CEO에 따르면, 단일 네트워크상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본 자산은 XRP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겟은 현재 일부 블록체인 재단들과 협력하여 공격자에게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주소의 자산을 동결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자산 동결 및 회수 노력은 초기 추정 피해액인 3억 5,160만 달러에서 최종 손실 규모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거래소 측은 자사의 콜드 월렛(Cold Wallet)은 이번 공격으로부터 안전하게 보호되었으며, 별도로 운영되는 자체 관리형 제품인 비트겟 월렛(Bitget Wallet) 역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해커가 거래소의 핵심 자산 관리 시스템에는 접근하지 못했음을 시사한다.
**비트겟 보호기금, 사상 최대 위기 직면**
이번 해킹 사건은 비트겟의 재정적 안정성을 뒷받침하는 고객 보호 기금(User Protection Fund)에 전례 없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현재 거래소는 보안 강화 및 전반적인 시스템 점검을 위해 출금을 일시적으로 중단한 상태이며, 이 기간 동안 고객들의 자산 안전 확보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비트겟은 이번 해킹으로 인한 손실액을 자체 고객 보호 기금을 통해 충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기금은 현재 약 5,500 비트코인(BTC), 가치로 환산 시 4억 6,4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첸 CEO는 사고 처리 후에도 필요하다면 기금을 재충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해킹으로 인한 잠정 추정 피해액인 3억 5,160만 달러가 고스란히 보호 기금에서 충당된다고 가정할 경우, 이는 기금 전체 규모(4억 6,400만 달러)의 약 76%에 달하는 엄청난 비중이다. 물론, 자산 동결이나 회수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제 기금에서 빠져나가는 금액은 달라질 수 있으며, 비트코인의 가격 변동 또한 기금의 달러 가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비트겟은 보호 기금 외에도 추가적인 자체 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을 밝혔다. 첸 CEO는 10억 달러 이상의 자체 보유 자산을 공개했으며, 고객 자산은 1:1 기준으로 안전하게 보장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하지만 회사는 이러한 추가 자원을 어느 정도 활용해야 할지, 보호 기금에서 직접적으로 얼마만큼의 금액이 사용될지, 그리고 고객들의 자산을 전액 보상한 후 보호 기금이 어떤 상태로 남게 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히지 않았다.
한편, 비트겟이 지난 9월 17일 공개한 최신 준비금 증명(Proof-of-Reserves) 보고서에 따르면, 19개 자산에 걸쳐 총 135%의 준비금 비율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표본 조사 시점의 자산 보유 현황을 보여주는 것이며, 이번 해킹 사태와는 별개의 문제로 간주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비트겟은 자체 재무 건전성과 고객 신뢰 회복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