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세금폭탄 경고: 1099-DA 혼란에 납세자 '악몽' 현실화

미국 국세청(IRS)이 암호화폐 거래소에 투자자들의 거래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는 새로운 세금 양식(Form 1099-DA) 도입을 추진하면서, 납세자들 사이에서 예상치 못한 세금 부담과 복잡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부터 시행될 1099-DA 양식이 거래로 발생한 총 수익은 명시하지만, 실제 수익 계산에 필수적인 취득 원가(basis) 정보를 누락할 경우, 납세자들은 자신만의 복잡한 기록 관리와 계산을 통해 세금 신고를 해야 하는 '세금 악몽'에 직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세금 규제는 암호화폐 투자자들에게 상당한 기록 보관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IRS는 투자자들이 1099-DA 양식을 받지 못하더라도 디지털 자산 관련 소득 및 손익을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거래소에서 제공하는 1099-DA 양식이 취득 원가 정보를 제대로 포함하지 않는 경우, 납세자는 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의 매수 시점, 가격, 거래소 등을 일일이 파악하여 세금 신고서에 반영해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정보가 여러 거래소, 개인 지갑, 장기간에 걸쳐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보고의 누락을 넘어, 납세자 측의 철저한 기록 관리 능력까지 요구하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실제로 세무 전문가들은 이미 납세자들이 새로운 양식을 기존 거래 기록과 일치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증언하고 있다. 암호화폐 세금 자문업체인 Crypto Tax Advisors의 설립자 샤론 잎(Sharon Yip)은 고객들이 받은 1099-DA 양식이 회사가 이미 준비한 암호화폐 세금 보고서와 불일치하는 사례를 다수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녀에 따르면, 일부 1099-DA 양식에는 2025년 동안 발생한 모든 거래 내역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각 거래소마다 고객 명세서 형식이 상이한 경우도 있었다. 더욱이, 취득 원가 보고가 의무가 아니었던 2025년에도 일부 거래소는 특정 거래에 대해서만 원가를 보고하고 그렇지 않은 거래에 대해서는 누락하는 등 일관성이 부족했다.
잎은 "수령자들이 세금 신고에 사용해야 할 암호화폐 세금 보고서와 비교했을 때 1099-DA 양식을 어떻게 조정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매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스테이블코인 거래와 관련해서는 더욱 심각한 불일치 사례도 발생했다. 그녀의 고객 중 한 명은 특정 거래소에서 2025년 동안 30만 달러 이상의 스테이블코인 거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거래소가 발행한 1099-DA 양식에는 총 10만 달러 미만의 스테이블코인 수익만 기재되어 있었다고 한다. 이는 단순히 계산 오류를 넘어, 거래소의 보고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신뢰도 문제까지 야기하고 있다.
세금 신고 시즌의 마감일에 임박해서야 1099-DA 양식을 받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세무법인 Awaken Tax의 설립자 앤드류 듀카(Andrew Duca)는 고객들이 세금 신고 마감일이 다가올 무렵에야 1099-DA 양식을 받는 사례를 보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 규제가 새롭기 때문에 많은 거래소들이 아직 이를 파악하느라 애쓰고 있다"며, 특히 4월 15일 세금 마감일로부터 불과 2주 전에야 사용자들에게 양식을 보낸 크라켄(Kraken)과 같은 거래소의 사례를 언급했다. 듀카는 또한 같은 시기에 크라켄으로부터 받은 1099-DA 양식에는 어떠한 거래 정보도 보고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크라켄 측은 이에 대한 코인니스(Coinness)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새로운 1099-DA 양식이 납세자 자신의 기록을 대체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IRS의 입장이다. IRS는 납세자들이 1099-DA 양식을 받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디지털 자산 소득 및 이익 또는 손실을 신고할 의무가 있다고 명확히 밝혔다. 즉, 취득 원가가 보고되지 않은 경우, 납세자는 세금 신고서를 작성하기 위해 자체 기록을 사용해야 한다. 그러나 암호화폐 자산이 여러 플랫폼을 빈번하게 이동하는 경우, 이러한 자체 기록 관리는 급격히 복잡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거래소에서 비트코인을 구매한 후 개인 지갑으로 옮기고, 다시 다른 거래소로 이동하여 판매하는 경우, 두 번째 거래소는 처음 비트코인을 구매한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이 없으므로 해당 거래의 취득 원가를 보고하지 못할 수 있다. 이러한 복잡성은 세금 신고 과정에서 오류 발생 가능성을 높이고, 잠재적으로 과도한 세금 부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미국 하원 세입위원회는 최근 38대 5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암호화폐 세금 개혁안을 통과시켰다. 이 개혁안은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고객의 거래 내역을 IRS에 보고하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1099-DA 양식 도입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그러나 현장에서 나타나는 혼란과 문제점들은 이러한 규제 강화가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낳고 있음을 시사한다. Chainalysis는 약 4,570억 달러 규모의 과세 대상 암호화폐 활동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며, CARF(Crypto Asset Reporting Framework)가 이 중 상당 부분을 놓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IRS가 세금 징수를 강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지만, 동시에 납세자들의 부담과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현실적인 보완책 마련이 시급함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1099-DA 양식 도입은 암호화폐 과세의 투명성을 높이고 세수 확보를 목표로 하지만, 현재로서는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혼란과 추가적인 기록 관리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거래소들의 보고 시스템 미비, 양식의 불완전성, 그리고 복잡한 자산 이동성 등이 결합되어 많은 투자자들이 세금 신고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세무 전문가들은 납세자들이 자신의 거래 기록을 철저히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세금 신고에 임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앞으로 IRS와 암호화폐 업계가 이러한 문제점들을 어떻게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