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 금리 급등 속 비트코인 84000달러 방어…투자 심리 주목

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며 10년물 금리가 5.22%를 넘어섰지만, 비트코인은 84,000달러 선을 유지하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거시 경제 환경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 자산에 대한 새로운 평가를 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몇 달간 미국 국채 금리는 꾸준히 상승세를 보여왔다. 특히 10년물 국채 금리는 7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1970년 이후 가장 긴 상승 기록에 해당한다. 이러한 흐름은 미국 정부와 기업들의 막대한 차입 수요, 견조한 경제 활동, 그리고 일부 전통적인 국채 매수자들의 매수력 감소 등 복합적인 요인에 기인한다. 제프리스(Jefferies)는 이러한 추세를 지적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수십 년 만에 가장 가파른 위험 회피성 금리 인상에 직면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주 발표된 7년 만기 국채 경매에서는 440억 달러 규모의 채권이 5.085%의 수익률로 소화되었다. 이는 지난 8월 4.512%보다 크게 상승한 수치이며, 1993년 4월 이후 약 33년 만에 최고 수익률이다. 또한, 이번 경매는 시장 수익률보다 0.7bp 높게 마감되었고, 응찰률(bid-to-cover ratio)은 2.42로 이전 2.50에서 하락하며 수요 약화 조짐을 보였다.
이처럼 장기 국채 금리가 5%를 넘어서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미국 국채와 같은 무위험 자산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의 기회비용을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국채 금리 상승은 암호화폐 시장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고금리 환경에서는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 심리가 강화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이러한 거시 경제적 충격을 예상보다 잘 흡수하고 있다. 지난 9월 22일부터 25일까지 비트코인 가격은 약 2.3% 하락하는 데 그쳤지만, 같은 기간 주요 거래소의 비트코인 미결제 약정(open interest)은 14.3% 감소했다. 이는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선물 시장의 레버리지 포지션이 대규모로 청산되었음을 시사하며,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 회피적인 움직임을 보였음을 나타낸다.
비트와이즈(Bitwise)의 분석가 캠란 코사비(Camran Khosravi)는 비트코인이 10년물 실질 국채 금리가 50bp 상승하는 동안에도 약 22% 상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비트코인이 이러한 금리 상승 국면에서도 상당한 가격 상승세를 유지했으며, 특히 기간 초반에 대부분의 상승분을 기록한 후 이를 방어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비트코인이 단순히 단기적인 위험 회피 심리에 휩쓸리기보다는, 장기적인 가치 저장 수단 또는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서의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지수와 고용 데이터가 비트코인이 장기 금리 상승 압력에 얼마나 저항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만약 인플레이션이 예상치를 상회하거나 고용 시장이 여전히 과열된 모습을 보인다면, 연준의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비트코인과 같은 위험 자산에 다시 한번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대로,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고용 시장이 냉각된다면 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종료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질 수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이 84,0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며 83,000달러에서 85,000달러 범위 내에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불확실성 속에서도 시장 참여자들이 신중하게 다음 단계를 기다리고 있음을 보여준다.
알리안츠(Allianz)의 수석 경제 고문인 모하메드 엘-에리언(Mohamed El-Erian)은 현재의 채권 매도세가 지난 금융위기 이후 비정상적으로 낮은 금리에 익숙해진 투자자들이 구조적으로 높아진 차입 비용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시장이 과거와 다른 고금리 시대를 맞이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비트코인은 역사적인 미국 국채 금리 급등이라는 강력한 역풍 속에서도 84,000달러 선을 방어하며 상대적인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시장 참여자들이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앞으로 발표될 경제 지표에 따라 비트코인의 향방이 결정될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대규모 레버리지 청산은 단기적인 변동성을 줄이고 시장의 건전성을 일부 회복하는 데 기여할 가능성도 있다.